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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차례상에 쓴 지방 '현고학생부군신위'... 아버지를 생각합니다 [오마이뉴스 이안수 기자]【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큰딸이 홀로 전날 엄마가 준비해주고 서울의 직장으로 갈 수 밖에 없는 형편을 대신해 추석 차례상을 진설했다. ⓒ 이안수이번 추석에는 강남역왁싱다섯 가족 중 나와 첫째 딸만 차례상 앞에 설 수 있었습니다. 둘째 발기부전치료딸은 카메룬에서, 아들은 영국에서 8시간 빠른 한국의 추석날 아침을 마음으로 함께 했습니다. 아내도 근무일이 되는 바람에 차례상에 함께 하지는 못했습니다.딸이 차례상을 진설하는 동안 나는 지방을 썼습니다."현고학생부군신위(顯考學生府君神位)"지난 수십 년 동안 써온 같은 지방이지만 지금의 문구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이 문구는 내게 구리신경외과할아버지를 의미했지만 이제는 아버지를 의미하기 때문이지요.▲ 모두가 병의원광고차례상 앞으로 모일 수 없는 지금의 라이프 싸이클탓에 우리집은 각기 다른 대륙에서 이렇듯 메시지라는 방법의 마음으로 함께할 수 밖에 없는 평편이다. ⓒ 이안수아버지가 떠나신 지 3년, 여전히 아버지는 다양한 방식으로 제게 모습을 보입니다. 어떤 경우는 눈빛으로, 어떤 경우는 음성으로... 시간이 갈수록 희미해지는 것이 아니라 더욱 선명해지는 것은 어떤 조화인지 모르겠습니다.현(顯)은 나타남을, 고(考)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학생(學生)은 관직에 있지 않은 사람을, 부군(府君)은 돌아가신 조상을, 신(神)은 신령을, 위(位)는 자리를 뜻합니다. 그러므로 이 지방은 "배우는 학생으로 담적병치료사시다 돌아가신 아버지 신령이시여 나타나셔서 자리에 임하소서"라는 의미입니다.저는 아버지의 지방을 쓸 때마다 관직이 아니라 '학생(學生)'인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일생을 배우는 학생으로 사신 아버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농사꾼 신수동카페아버지는 학교에서가 강남왁싱아니라 평생 산과 들에서 일로서 배움을 삼으셨습니다. 너무 이른 새벽에, 너무 내보험찾아줌늦은 밤에 들에서 그림자가 움직이는 형체를 보고 동네 사람들이 도깨비로 착각했습니다. 그 도깨비가 아버지였습니다.▲ 추석날, 아프리카와 유럽에 있는 딸과 아들과의 영상통화. ⓒ 이안수이렇듯 삶이라는 배움에 치열했던 아버지. 그 아버지가 밤에도 들과 산에 계셨듯, 차례상 앞 대신 직장이라는 배움터에 있는 며느리를, 아프리카의 배움터에 있는 손녀를, 유럽의 배움터에 있는 손자를 더욱 흐뭇해하실 거란 생각입니다. 아버지는 스스로에게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치열한 배움을 독려했던 사람이었으므로.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강남역왁싱블로그 www.travelog.co.kr 에도 함께 포스팅됩니다. [최근 주요기사]☞ "232조에서 한국차는 면제해 달라" ☞ 부동산 투기, 노태우의 충격 고백 ☞ 북한 술, 이제 아낄 필요 없갔구나 ☞ 인적 청산 예고한 김병준, 폭풍전야 한국당 ☞ '지하철 성추행범' 응징한 여판사의 과거 ☞ 시어머니의 암보험비교'명절 보이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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